안양에서 운동하기 안양천 10k 러닝 코스 소개 이후 두번째 글. 이번엔 안양의 자전거 라이딩 업힐 코스 소개다. 이름도 유명한 안양 3대 업힐 코스 - 망해암, 삼막사, 염불사! 안양 3대 업힐이란 말은 누가 시작했을까? 안양서 업힐 검색하면 이분, 저분 다 안양 3대 업힐 용어를 즐겨 쓴다. 각각 도전하는 유튜브 동영상도 만만치 않게 많다. 하나하나 쉽지 않고 성공했을 때 성취감도 다양하다. 망해암, 삼막사, 염불사는 난이도 순이고, 난 주말 아침에 망해암-삼막사 코스를 즐겨탄다. 언제 자전거 업힐 블로그 포스팅해야지 했다가 기왕이면 안양 3대 업힐 이야기가 좋겠다 싶어, 바로 어제 아침 염불사 타고 드디어 이 글을 쓴다.
자전거 업힐 라이딩
자전거 처음 시작하고는 안양천서 한강찍고 오기를 주로 했다(안합찍턴). 아주 어릴 적 동네 형들이랑 한강 갔다 올까 하고는 못갔던 기억이 있다보니 더욱 한강 다녀오기 열심히 했다. 그러다 어느 지인이 남산 업힐 얘기하며, 업힐 라이딩이 아주 짜릿하다고 추천했다. 평지 달리는 것도 힘든데, 오르막을 어떻게 타나. 그랬던 것이 한번 해볼까 하고 조금씩 시도하고 성취감을 누리다보니 지금은 업힐 매니아가 됐다. 한강찍턴보다 망해암-삼막사 업힐을 선호한다.
업힐 라이딩은 다른 유산소 운동과 다르게 허벅지, 엉덩이 근력이 더 발달하고, 코어 근력도 좋아진다. 숨넘어 갈듯 숨찰 때도 넘어지지 않기 위해 한계점까지 체력을 끌어내게 되고, 그래서 최대산소섭취량(VO2max) 증가에 더 효과적이다. 한계상황을 버티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도착하고, 정상의 풍경과 함께 해냈다는 압도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빵빵해진 엉덩이가 느껴지는 건 뽀너스.
망해암 업힐 코스
안양 3대 업힐 코스의 막내. 망해암 업힐 코스는 남산 정도의 난이도로 알려져 있다. 나의 업힐 첫 도전은 망해암이였고, 당시 2번 정차한 후, 바로 다음 목표를 무정차로 잡고는 곧 성공했다. 약 1.9km, 표고차 183m, 경사도 9.8%.
안양천 자전거도로 서울 -> 쌍개울 방향으로 주행 중, 비산동 대림대학교에서 1번국도쪽으로 올라간다.
위에 보이는 길로 올라가면 된다. 좁은 길 불안하다면, 내려서 끌고가기를 추천한다.
신호등 앞에서면, 바로 앞에 대림대학교 건물이 보인다. 건물 앞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된다.
전체 코스는 위의 스트라바 구간 정보를 참고한다. 망해암은 전체 업힐코스의 중간에 있으며, 망해암으로부터 600여 미터를 더 올라가야 나오는 안양항공무선표지소가 피니쉬 지점이다.
피니쉬지점 모습이다. 여기서 옆에 보면 오솔길이 나 있고, 이리로 들어가면 멋진 뷰 포인트를 볼 수 있다.
자전거를 끌고 오솔길로 들어서면,
안양시가 한눈에 보인다.
셀카도 하나 찍어둔다.
망해암 처음 올랐던 날이 기억난다. 엄청 뿌듯했었지. 저 풍경과 함께 힘들었던 순간들을 날려 보냈던 경험.
업힐 시작할 때 아, 왜 난 이 길을 가는가 오늘 컨디션 안좋은데 그냥 내려갈까 고민한다. 하지만, 조금 더 버티어 보면 어느새 계속 버틸 수 있게되고, 결국은 정상에 도달한다. 인생의 어려운 순간들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좀 더 인내하면 언젠가 좋은 날을 맞이하는 인생을 닮았다.
이후 망해암 오를 때마다 점점 빨라지고 가뿐해졌다! 지금은 기어 3단, 4단으로만 오른다. 이제 여긴 삼막사를 오르기 위한 워밍업이다.
삼막사 업힐 코스
고교교사 내 친구가 삼막사가 더 좋다고 추천했다. 망해암은 차도 자주 다니고 사람도 많은 편이여서 불편하다고. 삼막사가 업힐 라이딩에 최고라는 추천. 그 말을 듣고 함 가볼까 하고 나섰다. 처음 삼막사의 경험은 아주 강렬했다. 두세번 정차해야 했다. 끌바하고 올라가는 길에 내려오는 라이더들 보는 기분은 정말이지 불끈하며 도전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망해암 두배쯤 힘든 듯. 더 높고, 더 경사지고, 더 길다. 3.2km, 표고차 299m, 평균 경사도 9.4%. 중간중간 맞닥뜨리는 고각은 정말이지 아찔하다. 댄싱으로 체중을 실어 한발 한발 내딛어 간신히 넘어선다. 언젠가는 기어 1단에서 바퀴가 헛돌먼서 넘어지기도 했다. 삼막사는 여전히 갈 때마다 도전이다. 힘들지만 매력적인 것이 더이상 못버틸만 하면 짧게 쉴 수 있는 평지가 나온다는 것. 마치 라이더들이 버티고 이겨내라고 이런 코스가 준비된 것 같다.
여기 가는 방법 역시 안양천 자전거도로(서울 -> 쌍개울) 기준으로 설명하면,
위 사진처럼 왼쪽으로 삼막사 가는 길로 들어서면 된다. 저 위치에서도 망해암이 보인다.
앞에 보이는 산 중턱에 보이는 기와 건물이 망해암이다. 자전거길을 지나 계속 가다보면, 경인교대가 나온다.
경인교대를 지나면서 약업힐을 좀 타다보면, 드디어 삼막사 입구. 여기부터 일반 자동차는 못올라간다.
안양천 자전거도로서 여기를 거쳐 정상까지의 길은 스트라바 구간 참고.
정상에 도달하면, 삼막사 트레이드 마크 구조물을 볼 수 있다. 다들 여기서 기념 샷~
위에 보이는 윗길로 더 가면 철탑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코스는 MTB를 위한 코스이고 로드 사이클은 여기가 피니쉬 지점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길로 조금 더 올라가면,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
저 멀리 광명시가 보인다.
셀카도 하나.
주말 아침 두시간내 운동 코스로 망해암-삼막사를 꾸준히 오르고 있다. 삼막사는 정말이지 업힐 라이딩 최적의 장소다. 라이더에게 숨넘어가는 한계의 고통과 그 끝에 성취감을 함께 주는 곳. 사계절 주변의 풍경과 함께 힘들어도 또 가고 싶게 만드는 곳. 이곳이 우리 동네여서 더 감사한 곳이다.
염불사 업힐 코스
안양 3대 업힐 중 하나라고 익히 듣긴 했으나, 가봐야 겠다 생각이 들진 않았던 곳이다. 짧지만 쉴 틈 없는 경사가 있다는 곳. 가장 난이도 높다는 곳. 망해암, 삼막사도 충분히 좋은데 여길 꼭 가야하나? 했다가 블로그 포스팅 완성을 위해 도전 결정. 난이도 높겠지만, 그동안 삼막사로 다져진 나라면 뭐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삼막사에서도 기어 1단은 남겨뒀었다. 언젠가 다가올 큰 고비를 위해 아껴둔 마지막 카드. 1단으로 시팅하다, 댄싱하다, 와리가리하면 뭐 가능하겠지!
전에는 염불암이였는데, 염불사로 바뀌였다고. 길이 1.2km, 표고차 162m, 평균 경사도 13.6%의 염불사 업힐 도전!
안양천 자전거도로 기준, 삼막사 가는 길 바로 옆길이 염불사 가는 길이다.
삼막천 왼쪽길은 삼막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길은 안양예술공원을 지나 염불사로 가는 길이다. 예술공원을 계속 올라 정상 주차장 근처까지 가면 촌골오리 식당이 있다.
저 식당 왼쪽 오르막길이 염불사 시작지점이다. 잘 보면 "염불사" 간판이 보인다.
안양천 자전거도로 기준 정상까지의 길은 스트라바 구간을 참고한다.
로드 사이클에 클릿끼고 업힐 오르는 건 사실 쉽지 않다. 두발 자전거를 세우려면 클릿을 빼야하고, 다시 끼고 오르기 어렵다. 한계 지점에선 균형 잡기도 어렵고 낙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익숙한 곳이라면 경험대로 하면 되는데 처음 가는 길은 긴장이 안될 수 없다. 그래도 짧으니까 최선을 다해 버티면 되겠지 하고 시작.
중반까지 기어 2단으로 어렵지 않게 올랐다. 하지만, 본격 오르막은 후반부다. 쉴 틈 없이 평지없이 20% 경사가 계속되는데 아찔하더라. 마지막 카드 기어 1단을 쓰고 차분히 오르려는데 왠걸 이 경사는 차분할 수 없다. 바로 헐떡이며 댄싱으로 바꾼다. 체중을 실어 댄싱으로 미는 건 금방 힘이 빠진다. 다시 시팅으로 앉았다가, 쉴 틈 없이 헉하고 일어서기를 반복. 최고의 심박수와 숨소리를 느끼면서 간신히 정상에 올랐다.
다리가 후들후들 좀처럼 진정이 잘 안된다.
옆에 이런 풍경도 보이고,
앞 주차장 넘어 풍경이 보이긴 하다. 기념 셀카도 한장 남기고.
염불사를 소개한 설명이 있어 사진 찍어봤다.
원효는 삼막사를, 의상은 연주암을, 윤필은 염불암을 창건했다고. 다들 이동네였구만.
다행히 첫시도에 사고없이, 낙차없이 한번에 오를 순 있었지만, 앞으로 여기 또 올 일은 없을 것 같다. 후반 막판 숨막히며 후들거렸던 기억은 좀처럼 여기 안오게 할 것 같다. 삼막사 PR이나 하자.
마치면서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있는 고장 안양이 좋다. 안양천도 좋고, 짜릿한 업힐 코스까지. 건강관리 잘하면서 계속 누리리라 다짐해본다.